디자인을 잘하는 것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들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말에는 이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기업 소개 자료에도, 채용 공고에도, 전략 문서에도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빠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은 여전히 종종 마지막 단계의 작업으로 취급됩니다. 기획이 끝나고, 방향이 정해지고, 결정이 내려진 뒤에 비로소 호출되는 역할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순서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디자인이 곧 비즈니스다 성공을 창조하는 공간의 비밀
이현주(줄리아) 저 | 바른북스 | 2025년 11월 19일
많은 책이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시각적 결과나 미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나 『디자인이 곧 비즈니스다』는 디자인을 공간이라는 접점 속에서 비즈니스 성과와 직접 연결하여 읽도록 안내합니다. 특히 공간이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경험, 그리고 매출 성과까지 연결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서술한다는 점이 이 책의 중심입니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철학과 목표가 공간을 통해 표현되고, 그 공간이 고객과 상호작용 하며, 직원들에게도 생산적인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잘 설계된 디자인은 고객들에게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감정을 심어주고, 직원들에게는 더 나은 업무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디자인은 ‘아름다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성공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 입니다.12쪽
저자 이현주는 공간 디자이너로서 다년간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 디자인이 단순히 ‘예쁜 자리 배치’를 넘어서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합니다. 책 전반은 매출을 극대화하는 공간의 비밀, 고객 심리를 자극하는 설계 방식,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하는 전략 등을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일반적으로 공간 디자인은 인테리어의 한 영역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이 책은 공간을 소비자와 브랜드가 만나는 가장 강력한 접점이라고 정의합니다. 공간의 색채, 조명, 구조, 동선 등 눈에 보이는 요소와 향·소리 같은 보이지 않는 요소 모두가 고객의 감정과 상호작용하며, 이 상호작용이 곧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진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애플 스토어를 떠올려 보자. 애플은 ‘혁신’과 ‘사용자 중심 경험’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는다. 애플 스토어는 이를 증명하는 공간이다. 매장은 탁 트인 개방적인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투명한 유리 벽과 간결하고 체계적으로 배열된 가구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따뜻한 자연광은 이를 더욱 부각한다. 고객은 제품을 직접 만지고 테스트할 수 있으며, 직원과의 대화도 고객 중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고객은 브랜드의 메시지를 경험하게 된다. 애플이 ‘혁신적인 브랜드’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긴 설명은 필요 없다.179쪽
책에서는 단순한 예쁜 인테리어 사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이 어떻게 매출·고객 경험·조직 성과를 만들어 내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합니다. 브랜드 DNA를 구현하기 위한 단계적 전략과 체크리스트가 포함되어 있으며, 실무적으로 활용 가능한 로드맵이 제공됩니다.
이러한 구성은 현장 실무자나 비즈니스 리더가 디자인과 브랜드 전략을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적 흐름으로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처음 공간에 들어왔을 때 느끼는 첫인상이 브랜드 메시지로 이어지는 과정, 그리고 이 경험이 재방문 의사나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까지 설계 관점에서 해체해 보여 줍니다.
이 책에서 가장 설득력 있었던 점은 공간을 종합적 경험의 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만큼이나, 그 경험이 어디서 어떻게 전달되는지가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은 직접적인 체감으로 이어집니다.
공간 디자인을 브랜드 전략과 결합하는 방식은 단순히 미적 요소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구조와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선택이라는 관점을 갖도록 합니다. 특히 매장, 쇼룸, 오피스, 호텔 등 다양한 공간 유형 사례를 통해, 각각의 환경에서 어떤 요소가 고객의 감정을 유도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어디일까? 바로 ‘일터’다. 그렇다면 이 일터가 단지 일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회복되고 재충전되는 공간이라면 어떨까? 오늘날의 업무 공간은 직원의 감정과 삶의 리듬을 섬세하게 포용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잘 일하는 것’은 ‘잘 살아가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집중력과 창의성, 원활한 협력과 온전한 몰입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감각적으로 따뜻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업무 공간의 ‘웰빙’에 주목해야 한다.284쪽
『디자인이 곧 비즈니스다』는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관계를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 연속선상에서 설명하는 책입니다. 디자인이 브랜드를 포장하는 마지막 단계라는 인식을 넘어서, 공간이라는 접점이 비즈니스의 핵심 엔진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공간 디자인을 비즈니스 전략의 일부로 고민하고 싶은 기획자, 브랜드 리더, 그리고 조직 운영자에게 참고할 만한 실질적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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